Archive for 8월, 2010

무한 벡터 공간위의 인간

인생, 인간, 진리에 대해 질문들을 스스로에게 물어보고 답해본적이 있을 것이다. 예를 들면, 나란 누구인가? 절대 진리는 존재하는가? 등등… 어느날 문득 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간 이런 것들에 대한 생각의 한 해석을 여기 정리해 보련다.

자, 중고등학교때 배웠던 x-y 그래프 기억하는가.

아가가 태어났다고 가정하자. 아가가 태어나자마자 하는 것 중의 하나는 키와 몸무게를 재는 것이다. x 가 키를 나타내고 y가 몸무게를 나타내는 그래프라면, 이 아가는 [x,y]공간의 한 점, 즉 이차원 그래프의 한 점으로 표현될 수 있을 거다. 자 한차원더 늘려서, z 공간을 부모의 재산으로 표현한다면, 그 아가를 3차원의 한 점으로 mapping시킬 수 있을 거다.

계속해서 인간을 표현하는게 과연 키와 몸무게, 부모 재산이 다 일까? 당연 아니다. 아가는 자라면서, 피아노를 얼마나 잘 치나, 수학을 얼마나 잘 하나, 야구를 얼마나 잘하나, 음악을 좋아하나, 착한가, 어떤 면에서 착한가, 잘 생겼는가, 등등 무수히 많은 기준에 어떤 위치를 차지하며 커나아갈 것이다.

나를 안다는 것은 이러한 벡터 공간에서 내가 어느곳에 위치하는 것을 아는게 아닐까? 물론 이것은 상당히 추상적인 개념이다. 양적으로 나타낼 수 있는 것은 기준이 무언지 쉽게 알 수 있다. 예를 들면, 키나 몸무게는 0를 기준으로 하면 된다. 하지만, 다른 대부분의 것들은 과연 무엇을 기준으로 생각해야하나? (얼마나 착한지 올바른지 등등..) 또한, 이 세상에 얼마나 많은 기준이 있는가? 그 값을 어떻게 정확하게 정량화시키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다.

신(하느님)이 있다면,  이 무한 벡터 공간의 절대적인 기준점이 존재할 수도 있을거다. 그 절대적인 기준점은 모든 것이 진리이고 그 기준점을 바탕으로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은 자기의 점을 좌표로 가지게 될 것이다. (이건 오직 신만이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인간이기에 그 절대적인 기준점이 무엇인지 알 수 없다. 단지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은 상대적인 차이를 아는 것 (예를 들면, 여러 사람들과 관점들으로부터 나의 것이 얼마나 차이가 있는가)이 가능하지 않을까.

물론, 여기서 얘기하는 좌표나 거리등등을 정확하게 정량화시킬 수 없다는 것은 두말하면 잔소리이다. 단지 추상적인 관점에서의 나의 위치를 아는 것을 의미한다. 당연하겠지만, 이 한 인간의 mapping은 그냥 거기서 멈춰있는 것이 아니라 주어진 상황, 교육에 따라 또한 시간에 따라 위치를 바꾸며 진화해 나아갈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그 점 (자신의 위치가)이 어디인지 정확히는 알 수는 없지만, 인간 각자는 바로 그 점이 자신에게 있어 reference point 기준점이 되는 것이다. 그 기준점이 다른 사람과의 기준점과 멀리 떨어져 있을 수록, 이질감을 느끼는 것이고, 그 기준점들이 가까울 수록 다른 사람과 동질감을 느끼는 것이 아닐까?

자 그럼 여기서 소통이란 무엇인가? 다른 사람을 이해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자신의 기준점에서 큐브를 그려보자, 자기와 생각이 비슷하고 처지가 비슷하다면 (즉, 자신과 기준점이 가까운 사람들) 그 사람들을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허나, 자신의 기준점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사람들은 참 이해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 허나 마음이 열리고 득도한 사람들은 더 넓은 마음으로 다른 사람들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자신의 생각과 다른 사람의 이해를 넓힌다는 것은 자신의 기준점에서 이해의 큐브를 점점 넓히는 것이다. 이 이해의 큐브가 넓을 수록 자신과 다른 부류의 사람들을 이해할 수 있는 이해도가 점점더 커지는 것이다.

이생각.. 인간을 무한 벡터 공간의 한 점으로 매핑하는 이 생각은 나에게 글 서두에 있는 그런 질문들을 포함, 참 많은 재밌는 생각을 가져다 준다.

무엇이 진리인가? 진리는 하나인가? 나한테는 옳은 것이 다른 사람한테는 그렇지 않을 수 있다는 것.. 왜냐고? 서로의 기준점이 틀리기 때문에..

이 세상 그 어느 누구도 나와 같은 기준점을 가지고 있을 확률은? 0 라고 확답할 수 있지 않을까? 자신이 여러면에서 얼마나 못나고 무능력하고 한다하여도, 그 여러면을 제외한 무한한 기준들이 있기에, 그중 어떤 면에서는 남들보다 훌륭할 수 있는 거 아닌가? 아니 꼭 훌륭할 필요가 있는가? 나는 진실로 유니크한 존재라는 사실을 아는 것…..

그리고, 나는 다른 이와 다르다고 인정하는 것…..

그 다름을 이해하기 위해 끊임없이 열린 마음으로 남들과 대화하고, 경험하고, 배워나가야 한다는 것….. (한 때 든 생각, 어렸을 때 열심히 공부했던 것 커보니 아무 쓰잘데 없고, 실용적인 것만 집중적으로 배우면 시간 낭비 덜했을 텐데라는 생각이 편협한 것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고…)

그냥 남의 기준점에서 생각하고 따라하는 것이 아닌, 모든 것을 이해하고 받아들임에 있어, 나의 관점 (기준점)에서  재해석하고 받아들이려고 노력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이라는 것…

이 세상 사람들이 너무 단순화된 벡터 공간의 정량화된 것만 보고 살아가는게 아닌가라는 생각 (시험에서 일등, 운동경기에서 우승, 재산정도 등등 한정된 눈에 보이기 쉬운 목적들..)… 이 세상에는 무한히 많은 가치가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그 중 자신이 추구하는 게 무엇인지 알고, 그 방향의 값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

등등을 느끼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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